햇빛이 따사로운 아침.
시종장 하비드는 식솔들 중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서 중정을 거닐었다.
반듯하게 차려입은 테일 코트와 올백머리, 멋들어진 콧수염과 광택을 머금은 구두는 그의 자랑이자 트레이드 마크였다.
물론 매일 아침마다 구두를 닦고 몸단장을 하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지만, 하비드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.
‘가문의 명예를 위해서라면 이런 수고로움 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다.’
아주 어렸을 때부터 데하름 자작가의 사용인으로서 일해오다 시종장의 자리를 꿰찬 하비드에게 있어서 가문의 명예는 곧 자신의 명예와 같았다.
현 가주인 테오라드를 도와 저택의 사용인들을 통솔하는 시종장의 복식과 품새는 곧 가문의 얼굴. 그러니 귀찮다고 해서 몸단장을 거를 순 없었다.
매일 아침 중정으로 나와 전대 가주의 석상에 참배를 올리는 것 또한 마찬가지였다.
석상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 하비드가 합장을 하고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.
“그곳에서는 부디 평안하시길. 오늘도 드높은 천국에서 저택의 식솔들과 아드님을 보살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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